인도에 도착한 첫 날부터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우리 팀은 총 12명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인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입안에 통증을 호소했다.
그런데 그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
인도에 도착하자마자 고열에 시달리며
침대에 누워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리더가 그 친구를 데리고 병원에 갔는데,
병원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핸드폰 플래쉬로 입 안을 들여다 보는 등
너무나 열악해 여기서는 도저히 치료를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결국 그 친구는 도착하자마자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원래 우리 팀은 캘커타에서 몇 일을 보내고 바로
오리샤라는 지역으로 이동해
그 곳에서 열흘 간 일을 하고 다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팀원 한 명을 집을 보내고
몇 일동안 기차 티켓을 구하지 못해
매일매일 새벽부터 기차역에서 줄을 서는 등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지 열흘이 지나서야 겨우 오리샤로 이동하게 되었다.
인도의 기차에서 나는 또다른 컬쳐쇼크를 겪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날 자정에 떠나는 기차를 탔다.
밤새도록 이동하는 기차여서 침대가 있는 칸에 타게 되었는데
들어가자마자 냄새가 진동을 했다.
잠깐 추신 설명을 하자면 인도 기차 화장실은 푸세식이고
구멍이 바로 기찻길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기찻길은 물론이고 기차 안도 화장실 냄새로 진동을 한다.
(WOW!)
어쨌든 기차 안에는 벽마다 세 개의 침대가 층층이 있고
그 위에서 잠을 자는 식으로 되어 있었다.
내 맞은 편에는 2-30대 처럼 보이는 인도 남자 두 명이 앉았는데,
백인 3명과 동양인이 떡하니 앉아있는게 신기했는지
서로 계속 속닥속닥 힐끔힐끔댔다.
잠깐 딴 소리를 하자면,
인도 남자들끼리는 손도 잡고 연인 같은 스킨십을 하는 게
문화적으로 매우 보편적이다.
실제로 거리에서 손을 잡고 다니는 남자들은 물론이고
서로의 귀를 만지는 등 알콩달콩한 스킨십을 하는 모습을 적잖이 볼 수 있었다.
인도 문화는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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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샤로 가는 기차 안에서 만난 아이들. 사진기를 보고 엄청 신기해했다. |
아무튼 참 신기하고 쇼킹했던 기차 관찰을 마치고
침대를 펴고 잠을 청했다.
피곤해서 그랬는지 그 불편한 침대 위에서 곯아떨어졌다.
6시간이 지난 뒤 우리는 오리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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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를 보더니 연 날리다 말고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 아이들은 참 사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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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색의 사리를 입고 머리에 바구니를 두 개나 진 채 아이까지 안고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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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불교 성전 앞. 잘은 모르겠지만 악기 연주자로 추정된다. |
오리샤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대부분
그 지역에서 오랜 시간 선교활동을 해오신 분들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팀이 오리샤에 오는 첫 국제 팀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중 그 지역 베이스의 리더인
바브너라는 한 여성 선교사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선교사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 적 그 지역에 일어난 기독교 핍박 때
아버지를 잃고 여동생 또한 병으로 잃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이 지역을 섬겨야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섬겨오고 있다고 했다.
그 곳에서 일하는 단 한 명도 넉넉하고 평탄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모두 핍박을 당하고 손가락질 당하고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등
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고난을 겪으면서도
그 지역 사람들을 위해 섬기고 있었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우리 팀은 "hope through hardship (고통 끝의 희망)"이라는
인터뷰 시리즈를 만들기로 했다.
"hope though hardship"은
여러 가지 고난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신념과 신앙을 잃지 않고
희망을 가지고 봉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인도와 네팔에 있는 머물었던 3개월동안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나는 얼마나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살아왔는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많이 불평하고
남을 돌아보지 못한 채 살아왔는지 깨닫고 반성하게 되었다.
"hope though hardship" 시리즈는
유투브에서 검색하면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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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샤는 휴양지라 그런지 어딜가든 밝은 색깔로 가득차 너무 예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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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기다리는 작은 이발소 주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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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매점 |
우리는 인도의 휴양지 오리샤에서
몸과 마음이 힐링되는 열흘을 보낸 뒤
다시 캘커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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