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힌두교에서 죽음과 파괴의 여신인
칼리의 신전, 칼리가트에 갔다.
칼리의 신전은 마더테레사 하우스 중 하나인
칼리가트 바로 옆 (말그대로)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그 길 건너편에는 캘커타에서 가장 큰
red light district(집창촌)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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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여신 칼리. 손에 사람 목을 들고 있는 모습이 섬뜩하다. |
그래서 칼리 신전에서는 주기적으로 염소의 목을 쳐내는 의식도 이루어진다.
더 충격적인 것은, 최근에 한 소녀를 산 제물로 바치는 의식도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것도 소녀 부모님의 동의 하에.
이 것만 봐도 캘커타의 사람들이
얼마나 맹목적으로 칼리를 두려워하고
칼리에게 밉보이지(?) 않도록 노력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 중 몇 명은 의식이 이루어지는 칼리 신전 안까지 다녀왔는데,
그들의 말에 의하면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칼리의 형상에 가까이 가기 위해
서로를 할퀴고 몸싸움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바닥에는 피로 얼룩져 있었고 악취가 가득했다고 한다.
정말 카오스가 따로 없다.
캘커타가 메인 도시인 웨스트 벵갈 주는
전체가 칼리를 숭배한다.
힌두교 특성 상 3천 3백만이 넘는 신이 존재하기 때문에
힌두교도들의 대부분은 다수의 신을 섬긴다.
개인의 신 혹은 가족의 신도 있을 정도로 분산되어 있다.
반면 웨스트 뱅갈, 특히 캘커타는
죽음의 신 칼리에 집중되어 있다.
캘커타는 인도에서도 가장 빈부격차가 심하고 가난한 사람이 득실대며
인도 사람들마저 가기 싫어할 만큼 어두운 도시인 데는
이런 이유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존경하는 한 사진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세계를 돌아다녀 봤지만 캘커타는
그 중에서도 가장 어두운 곳(darkest place on earth)이었다."
그 말에 나는 적극(?) 동의한다.
캘커타에 있는 동안 매일매일이
놀라움과 지침의 연속이었지만
나는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낯선 나라에서 온 나를
웃음으로 맞아주고 사랑을 베풀어준 사람들.
그 사람들이 있었기에 어두움이 가득했던 땅 캘커타도
내 마음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캘커타에서의 마지막 몇 일동안
서커스와 이슬람 사원 모스크에서 담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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